미국 메이저리그 정규리그가 3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올 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킹캉’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한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쓸 채비다. 강정호는 2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1회초 마이클 와카를 상대로 통쾌한 스리런포를 작렬했다. 올 시즌 자신의 21호 홈런이자 지난달 26일 이후 6일만의 아치다. 이 홈런으로 강정호는 한국인 빅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 1개 차까지 따라붙었다. 종전 최고 기록은 추신수가 2010년과 2015년에 기록한 22홈런이다.
현지에선 강정호의 괴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메이저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엠엘비닷컴은 “강정호의 3점 홈런은 개막 첫 달을 출전치 못하고 여름에 깊은 부진에 빠진 걸 고려하면 놀라운 숫자”라고 평가했다.
경기에선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도 등판했다. 강정호는 시즌 21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4-3으로 팀이 역전에 성공한 9회초 마운드에 나와 선두타자로 나선 강정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9세이브째를 챙겼다. 지난달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이후 13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평균 자책점도 1.92로 약간 내려갔다.
오승환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우선 정규리그 최종일인 3일 등판해 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진출이 목표다. 세인트루이스는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반 게임차로 추격하고 있다. 3일 샌프란시스코가 LA 다저스에 패하고, 세인트루이스가 피츠버그를 이기면 오승환은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포스트시즌 무대를 전부 밟는 것이다.
오승환은 또 2002년 김병현 이후 무려 14년 만에 한국인으로서 메이저리그 20세이브를 거두는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2년 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김병현은 72게임에 등판해 84이닝을 던져 8승 3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04이라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도 루키로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볼티모어는 88승 73패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싸움 선두다. 김현수의 기여도는 아주 높다. 지난 2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승부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팀 승리는 물론 와일드카드 획득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김현수의 9회 대타 홈런은 모든 것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코리안 빅리거 뒷심 무섭다… 강정호 21호 대포·오승환 19세이브 수확
입력 2016-10-02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