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가족 변사사건’ 미제 되나… 사인 못밝히고 결정적 단서 없어

입력 2016-10-02 18:22
대구 일가족 변사사건이 결정적인 단서가 없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초등생이 어머니, 누나에 이어 숨진 채 발견됐지만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류정민(11·초등 4학년)군 시신을 발견했다. 어머니 조모(52)씨와 같은 달 15일 오후 대구 범물동 집을 나선 지 13일 만이다.

이번 사건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 20일 어머니 조씨가 경북 고령군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나서다. 조씨에 대해 수사하던 경북 고령경찰서가 대구에 있는 류군 학교를 찾았다가 류군이 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류군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이 이튿날 집을 뒤지다가 류군 누나(26)가 백골 상태로 이불과 비닐에 싸여 베란다 붙박이장에 은닉된 사실까지 알게 됐다.

조씨와 류군 누나 시신 부검 결과, 외상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조씨가 우울증을 앓았던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강에 투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류군 누나가 백골 상태로 집에서 발견된 점은 의문이다.

경찰은 실종된 류군을 찾아 어머니 조씨와 누나 사망, 누나 시신 은닉 경위 등을 파악하려 했지만 류군마저 끝내 시신으로 발견돼 미궁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류군 시신을 부검한 결과, 외상은 없으며 부패 등으로 강물이 몸 안에 들어간 상태여서 부검만으로는 익사 소견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별한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 이번 사건의 의문은 풀기 어렵다”며 “조씨 등 일가족이 모두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