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유와 옥수수유가 주를 이뤘던 식용유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리브유와 코코넛 오일이 인기를 끌자 국내 업체들도 제품을 내놓으며 고급유 시장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 ‘CJ 리얼 코코넛 오일’을 출시했다. 프랑스 프리미엄 오일 브랜드 ‘라투랑겔’과 협업해 만들었다. 코코넛 오일은 최근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슈퍼푸드’로 알려진 코코넛 과육을 압착해 만든 제품이다. 모유 성분 중 하나인 라우르산 등 중쇄지방산이 함유돼 영양적으로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쇄지방산은 일반적인 지방 성분과 달리 몸 안에 쌓이지 않고 빠르게 분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코코넛 향이 강하기 때문에 향을 없앤 제품 등으로 차별화했다. 코코넛 향이 없는 ‘리얼 코코넛 오일 플레인’과 코코넛 향이 있는 ‘리얼 코코넛 오일 코코넛’ 등 2가지로 구성했다.
특히 코코넛 오일은 보관 온도에 따라 저온일 경우 고체 상태가 되며 온도가 올라가면 투명한 액체로 변한다. 다양하게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식용유나 버터 대신 조리할 때 사용할 수도 있고 기름 자체만을 떠먹을 수도 있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마사지 오일로 사용하기도 한다. 미란다 커와 앤젤리나 졸리 등 해외 스타들이 꾸준히 섭취하는 등 몸매 유지 비결로 알려지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에 유통됐던 코코넛 오일은 수입산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관세 등의 이유로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됐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코넛 오일 시장 규모는 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가에도 시장 규모가 커지자 업체들은 직접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앞서 대상 청정원 역시 지난 8월 필리핀에서 자란 유기농 코코넛을 생과육 형태로 냉·압착해 만든 ‘청정원 유기농 코코넛 오일’을 출시했다.
고가유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것은 올리브유였다. 한때 1000억원대 규모로 커졌던 올리브유 시장은 값싼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에 밀려 한때 350억원까지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먹방’ ‘쿡방’ 등으로 고급 요리를 집에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양식 요리에 많이 쓰이는 올리브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원료부터 패키지까지 차별화한 제품들이 인기다. 올리브유의 경우 산화를 막기 위해 어두운 색 유리병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강화한 제품도 속속 출시됐다. CJ올리브유는 지난 4월 고급 유리병에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만든 올리브유를 담아 주방용품 르크루제와 협업한 제품 ‘백설 안달루시아산 올리브유-르크루제 콜라보레이션 리미티드 세트’를 판매해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샘표는 지난 추석 시즌 단일 품종 최상급 올리브유 열매만을 압착해 만든 올리브 오일을 유리병 포장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블랙라벨 세트’를 구성해 판매하기도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판 커지는 고급식용유 시장
입력 2016-10-02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