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냉·온탕’ 한미약품에 주식시장 요동

입력 2016-09-30 17:55 수정 2016-09-30 21:19

한미약품의 ‘시간차 공시’로 주식시장이 혼란을 겪었다. 전날 기술수출 계약 공시 뒤 17시간 만에 대형 악재를 발표하는 오락가락 행보였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상승세로 출발, 장중 5.19%까지 올랐다. 전날 오후 4시30분 공시된 제넨텍과의 1조원대 수출 계약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장 약 30분 만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의 항암신약 ‘올부티닙’ 권리를 반환키로 한 게 공시되면서였다. 주가는 수직 낙하해 18.06%가 떨어진 50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개미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개장 전 낙관적 전망을 낸 증권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런 경우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제약주 투자 심리가 냉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거래소는 “자율공시 마감은 공시사항 발생 다음날까지라 규정상 문제는 없다”며 “다만 한미약품이 좀 더 서둘러 개장 전 공시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29일 오후 7시 권리반환을 통보받은 뒤 30일 오전 8시50분쯤 공시를 신청했다. 공시는 문안 정정 뒤 9시29분에 이뤄졌다. 금융감독원은 주가 흐름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등 미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코스피지수는 도이체방크 사태 여파로 25.09 하락해 2043.63까지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로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