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반발’성주 ‘수긍’

입력 2016-10-01 00:02
박보생 경북 김천시장(오른쪽 세 번째)과 사드 배치 반대 김천투쟁위원회 관계자들이 30일 김천시청에서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부지로 확정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김천=구성찬 기자

국방부가 사드 대체 부지로 성주골프장(롯데스카이힐성주CC)을 결정해 통보한 30일 경북 김천시와 성주군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김천시는 사드 반대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고, 성주군은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경북도, 성주군, 김천시를 방문했다. 성주군에서는 김항곤 성주군수를 만나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김천에서는 시장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박대를 당했다. 오전 11시쯤 김천시청에 도착한 황희종 기획조정실장 등 국방부 관계자 3명은 단식 중인 박보생 김천시장을 만나지 못하고 부시장실에서 대기했다. 박 시장은 오후 2시쯤 오기로 한 국방부 관계자가 일찍 온 것에 불쾌해하며 ‘성주CC 사드 배치 반대 김천투쟁위회’(이하 투쟁위)와 논의해 만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 10여명이 “국방부 관계자들이 시장을 만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부시장실 앞을 막아섰고 황 실장 등은 박 시장을 만나지 못하고 오후 2시20분쯤 김천시청을 빠져나갔다. 김천시청에는 투쟁위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주민 100여명이 모여 사드 반대를 외쳤다.

오후 3시쯤 성명을 발표한 박 시장은 “노력했지만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를 막지 못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투쟁위와 함께 최선을 다해 성주골프장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투쟁위도 성명을 통해 “경북도와 국방부가 김천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국방부가 대가를 치르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김항곤 성주군수는 국방부 결정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앞서 지난 7월 국방부가 사드 배치 장소로 성산포대를 결정한 후 지역 반발이 거세지자 김 군수가 직접 ‘성주군 내 제3부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김 군수와 성주군의회는 아무런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주민 100여명은 성주군청 앞에 모여 사드 반대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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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사진=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