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퍼거슨 목사 “북한 교인들, 수해지역 위해 기도하는 중”

입력 2016-10-02 20:47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무인 크리스 퍼거슨 목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북한의 수해 실태를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저희가 섬기는 가치는 평화 정의 사랑입니다. 극단적이고 군사적인 대립은 이들의 가치를 가로막는 요소입니다. 남북한은 지금의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총무인 크리스 퍼거슨 목사는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퍼거슨 목사는 지난 24∼29일 제리 필래이 WCRC 회장 등 이 단체 관계자 7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WCRC는 전 세계 109개국 230개 교단이 소속된 연합기구다.

퍼거슨 목사가 방북한 것은 북한의 태풍 피해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지난 8월 말 상륙한 태풍 ‘라이언록’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138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퍼거슨 목사는 “태풍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역을 방문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북한 정부 관계자를 만나 수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북한 정부가 겨울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수해가 발생한 데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방북기간 중 평양에 있는 봉수교회 칠골교회도 방문했습니다. 북한 교인들이 수해 지역을 위해 기도하고 있더군요. WCRC는 수해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회원 교단에 기도와 헌금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북한을 위한 기도, 지원을 요청하는 활동을 전개해나갈 겁니다.”

WCRC 방북단 일행은 5박6일간 북한에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조그련 관계자들을 면담했고,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현안을 논의했다. 평양에 있는 탁아소와 고아원 등 사회봉사기관을 탐방하고 만경대소년궁전도 방문했다.

“최근 북한이 실시한 핵 실험 등에 대해서는 민감한 문제여서 깊이 있는 얘길 나누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저희의 꿈입니다. 이를 위해선 남북간의 대화가 절실합니다. 남북한은 문제를 풀기 위해 일단 만나 서로의 얘기를 듣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기자회견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평화통일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였다. NCCK는 이날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모금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NCCK는 호소문에서 “한국교회는 수해로 고통당하는 북녘 동포들을 위한 기도와 사랑 실천에 앞장 서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북한에 대해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