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로마 24년째 현역 최장 ‘원클럽맨’ 불혹의 토티가 전설인 이유

입력 2016-09-30 18:07 수정 2016-09-30 21:17
프란체스코 토티가 3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아스트라(루마니아)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E조 2차전에서 팀 동료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AP뉴시스

오직 한 팀에서만 뛰는 선수를 ‘원클럽맨’이라고 한다. 돈이 최우선 가치가 되어 버린 프로 스포츠에서 한 팀에 순정을 바치는 원클럽맨은 별종이다. 원클럽맨은 아무나 될 수 없다. 돈의 유혹을 극복하고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현역 원클럽맨으로는 이탈리아의 AS 로마에서 24년째 뛰고 있는 프란체스코 토티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토티는 3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아스트라(루마니아)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E조 2차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팀의 4대 0 대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로마는 1승1무(승점 4)로 E조 1위로 올라섰다.

토티는 1976년 9월 27일 노동계급 거주지인 로마 구도심 비아 베툴로니아에서 은행원인 아버지 로렌초와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피오렐라 사이에서 태어났다. ‘내면이 평화롭고 깨끗해야 한다’는 좌우명을 가진 어머니는 토티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다혈질로 ‘악동’ 이미지가 가한 토티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공을 훔치는 등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며 “어릴 적 학교에서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1993년 로마에 입단한 토티는 현역 최장 원클럽맨이다. 최전방 공격수와 섀도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왼쪽 측면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각종 대회에서 741경기에 출장해 300골, 119도움을 기록 중이다. 세리에 A에선 604경기에 나서 250골, 90도움을 기록했다. 어머니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악동’이라고 불리는 토티가 이렇게 롱런하며 전설적인 기록을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토티는 2006-2007 시즌 리그 26골을 터뜨리며 세리에 A 득점왕을 넘어 유러피언 골든슈(유럽 전체 득점왕)를 차지하기도 했다.

토티는 축구 역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2005-2006 시즌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됐는데, 플레이 메이커 역할도 잘해 ‘가짜 9번’, ‘제로톱’ 등의 용어가 생겨났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미드필더처럼 뛰는 선수는 여러 명 있었지만 가장 잘 이 역할을 소화한 선수가 토티다.

한편 맨유는 이날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결승골을 앞세워 조르야 루한스크(우크라이나)를 1대 0으로 꺾었다.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던 맨유는 대회 첫 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포함해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