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주일에 교회학교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던?” 그러자 아이는 교회학교 선생님께서 모세가 홍해를 건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했습니다.
홍해의 기적은 초자연적 기적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크든 작든 갈라지는 바다는 많습니다. 진도 앞바다도 갈라지고, 제부도 앞바다도 갈라지며, 매물도 앞바다도 갈라집니다. 수도원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몽생미셸 앞바다도 갈라집니다.
홍해의 기적은 이집트로부터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보여 주는 기적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초자연적인 사건, 눈에 보이는 기적만을 보면 절반 밖에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반은 바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에서 진정으로 해방된 자유인으로 만드는 기적입니다.
홍해를 건너기 전 이스라엘 민족은 노예였습니다. 그러나 건넌 이후 그들은 자유인이 됐으며,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민족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지 홍해가 갈라졌다는 것만 기적이 아니라 바다가 갈라지는 것으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이 노예에서 해방되었다는 것까지도 기적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외형적으로 변신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 가운데 노예의 마음이, 노예의 정신이, 노예의 영혼이 구원을 받은 자유인의 마음, 자유인의 정신, 자유인의 영혼으로 바뀐 것입니다.
노예와 자유인의 차이는 큽니다. 노예의 삶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어제와 같은 고된 삶이 오늘도 내일도 반복되는 것입니다. 반면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사람의 영혼은 자유롭습니다. 구원 받은 자유인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절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예가 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노예의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드넓은 광장은 자유인에게는 신나는 놀이터입니다. 반면 노예에게 있어서 광장은 주인의 명령으로 청소해야 할 한 없이 큰 일거리일 뿐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홍해를 갈라 자신들을 건너게 하신 하나님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당시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이집트 군대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능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집트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나 자신들을 억압하는 권력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보호해 주신다는 것을 경험한 이상 이스라엘 민족은 더 이상 이집트의 노예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제 그들은 노예에서 해방된 자유인들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종종 인생의 홍해를 마주하게 됩니다.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고,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이고 남은 것은 실패와 절망과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생각이 우리를 노예로 살게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세상의 노예로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반드시 만나야 합니다. 진정한 크리스천은 세상의 위협과 세상이 주는 절망에 노예가 되어선 안 됩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우리 갖춰야 할 자세는 명확합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역사를 목격하고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기쁨이 넘치는 그리스도인, 자유를 누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꿔 가시길 축원합니다.
장형철 목사 (인덕대학교 교목)
◇약력=△감신대(종교철학과) △영국 맨체스터대(종교사회학) 박사
[오늘의 설교] 노예의 마음, 하나님의 구원
입력 2016-09-30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