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0월 1일] 성전에 가신 소년 예수님

입력 2016-09-30 20:36
남상준 목사
찬송 : ‘찬송하는 소리 있어’ 19장(통 4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2장 40∼52절

말씀 :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복음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누가복음만이 유일하게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본문은 12세 소년 예수님이 유월절 기간에 부모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순례의 여정을 떠났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순례 기간에는 유월절과 무교절을 보내므로 보통 7∼8일이 소요됩니다. 순례 일정을 마치고 모두들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예수님은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성전에 남아 유대교의 율법을 가르치는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돌아가는 첫 날 하루가 다 가서야 예수님이 일행과 함께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하룻길을 되돌아오고, 셋째 날 성전에서 소년 예수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대교의 율법에 따르면 남자 아이들은 13세가 되면 해마다 유월절과 오순절, 그리고 초막절에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떠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순례의 의무가 있는 13세가 아니라 12세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따라 성전을 방문했습니다.

어떤 일이나 의무에 대해서 보통 요구되는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그 일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열정과 애정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정해진 나이보다 더 이른 시기에 주어진 의무에 참여하는 소년 예수님의 모습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년 예수님이 성전에 가는 이 본문의 말씀을 시작하는 첫 부분과 끝은 흥미롭게도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부분 40절은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는 말씀이고 마지막 52절은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는 말씀으로 소년 예수의 성전 방문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40절의 ‘은혜’는 ‘총애’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전에서 소년 예수님은 선생들과 마주앉아 듣기도 하며 묻기도 하시는데, 그 지혜와 대답에 듣는 사람들이 모두 놀랍게 여깁니다. ‘질문’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자신의 세계관이 형성되어 상대의 세계관과 겨루는 행동입니다. 독자적인 세계관이 형성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누가복음의 이 장면 이후부터 ‘선생님’이란 호칭은 요한을 제외하고 오직 예수님에게만 쓰이고 있습니다. 예수님만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유일한 분이시라는 뜻입니다. 또한 소년 예수님은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으로 표현합니다. 성부 하나님과의 관계가 예수님의 어린 시절부터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소년 예수님의 이야기는 거룩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 위해서 기다림과 자라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시간들이 때로는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인고의 과정을 통해 더욱 성숙한 삶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 주님, 연약한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옵소서. 어려움의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도 허락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주기도문

남상준 목사(대전 소망루터교회)

약력=△루터대, 루터신학대학원, 충남대대학원(독어독문학과),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ThM), 연세대대학원(신약학 박사과정 수료) △기독교한국루터회 영문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