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부터 18일까지 추석연휴 기간 중 인천공항을 이용한 사람은 97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9.6% 증가한 수치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공항 역시 지난해보다 12.7% 증가한 146만명이나 된다. 인천공항은 주로 해외여행객이 이용하고, 나머지 공항은 주로 국내여행객이 이용한다. 1962년 해외여행을 한 우리나라 사람은 만 명 밖에 되지 않았다. 2015년에는 1900만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약 50년 동안 200배 증가했다. 2015년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800만명이 연간 4.2회 여행했다. 여행총량은 1억 6000만명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여행을 했을까. 본격적인 해외여행은 1989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와 함께 시작했다. 제일 먼저 대학생들이 배낭을 메고 해외로 나갔다. 국내여행은 1000명 이상 사업장 임직원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들어간 2004년 7월부터다. 이때부터 연휴가 아닌 때에도 숙박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전통사회에서는 거의 여행을 할 수 없었다. 대중교통과 숙박시설이 없고 환전을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여행은 특권계층의 전유물이다. 외교사절이나 정복전쟁에 나선 장군이 여행을 한다. 조선 사은사나 통신사가 이웃나라를 다녀오는 경우에 해당한다. 귀족이 교육을 위해 자녀를 떠나게 했다. 신라 화랑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랜드 투어라고 한다. 성직자가 성지를 다녀오기도 한다. 신라 승려 혜초가 인도를 여행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성지순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오게 된 것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다. 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가 모두 터키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해외 성지순례라는 것이 장삿속인 경우가 많다.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사람은 유대교 랍비이거나 한국교회 신자들이다.
이제는 우리 성지를 순례할 차례다! 서울 평양 부산 대구 전주 군산 목포 광주 순천. 선교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병촌 강경 정읍 영광 신안 여수. 순교자들이 피로써 신앙을 증언하고 있다. 때마침 전라남도에서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 성지를 관광자원화한다고 한다. 일반관광객은 종교 성지도 여행하고 성지순례객은 일반 관광지도 여행하자는 취지다. 한국 성도들이 한국 성지를 순례할 때다. 최석호 <목사·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
[최석호의 골목길 순례자-성지순례] 무조건 해외로? 이제는 국내 성지 순례할 차례다
입력 2016-09-30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