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한 투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비주류 중진의원들은 긴급모임을 갖고 국회 정상화 공감대를 확산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30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키로 했다.
나경원 의원은 29일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국민의 걱정이나 여론을 감안해 조속히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정병국 유승민 나경원 주호영 권성동 의원 등 비주류 의원 23명이 오후 정국 해법을 위해 회동한 뒤 나온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정 의장의 사과 거부로 지도부에 강경투쟁 선택지만 남은 만큼 비주류가 나서서 운신의 폭을 넓혀주겠다는 의도다. 의사일정 거부 투쟁이 장기화되면 여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나 의원과 유 의원은 최근 정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의장이 정국을 풀기 위해 나서줘야 한다”는 취지의 중재 노력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주류 역시 단일대오를 흩뜨리면서 지도부 투쟁노선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로 비친 건 부담이다. 이들이 모임에서 “지금의 국회 작태는 무엇보다 정 의장에게 책임이 있다. 정 의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회의 직후 나 의원은 “당론이나 투쟁방식에 이의 제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집권여당인데 길거리 야당 같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에 참여해도 의회주의를 깨뜨린 정 의장에 대한 공세는 계속할 수 있다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다.
모임에서는 최근 여러 의총에서 선수(選數)가 낮은 의원들이 국감 복귀를 주장한 중진의원과 고성을 내며 다퉜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한 참석자는 “선수와 선후배가 엄연히 있는데 일방적으로 당론이 결정되고 있다”는 불만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회동에서는 “다음주에는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태가 국회 파행으로만 기억돼선 안 되고 국회의장 중립 의무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새누리 비주류 중진 23명 긴급회동 지도부에 “국회 정상화 노력해달라”
입력 2016-09-30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