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2시간여 동안 단독으로 만나 사물인터넷(IoT)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지난 7월 320억 달러(약 35조원)를 투입해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을 인수했다. ARM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회사다.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대부분은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도 자체 AP를 만들 때 ARM의 설계를 수정해 사용한다. IoT 등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코텍스 M7’을 공개하면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 중인 삼성전자와 최고 반도체 설계업체를 보유한 소프트뱅크가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일본 2위 이동통신회사를 보유한 만큼 삼성전자의 일본 내 스마트폰 유통과 관련된 논의도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매년 열리는 비공개 최고경영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등 친분이 두텁다. 손 회장은 ARM을 인수할 당시 이 부회장을 ‘오랜 친구’라 밝히기도 했다. 최근 블룸버그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서 이 부회장은 18위, 손 회장은 25위에 올라 있다.
손 회장은 방한 이틀째인 30일에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박 대통령과 손 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 IoT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삼성 서초사옥서 2시간 이상 이재용·손정의 단독 회동, 왜
입력 2016-09-30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