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한 투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비주류 중진의원들은 긴급모임을 갖고 국회 정상화 공감대를 확산했다.
나경원 의원은 29일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국민의 걱정이나 여론을 감안해 조속히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정병국 유승민 나경원 권성동 의원 등 비주류 의원 23명이 오후 정국 해법을 위해 회동한 뒤 나온 결과를 전달한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국정감사에 참여해도 의회주의를 깨뜨린 정 의장에 대한 공세는 계속한다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다. 의사일정 거부 투쟁이 장기화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의장의 사과 거부로 강경투쟁 선택지만 남은 지도부에 운신의 폭을 넓혀주겠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단일대오를 흩뜨리면서 지도부 투쟁노선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로 비친 건 부담이다. 이들이 “지금의 국회 작태는 무엇보다 정 의장에게 책임이 있다. 정 의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의 직후 나 의원은 “당론이나 투쟁방식에 이의 제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집권여당인데 길거리 야당 같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강경 투쟁방식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어정쩡한 투 트랙 전략만 언급한 것이다. 실제 이날 모임에서는 최근 여러 의총에서 선수(選數)가 낮은 의원들이 국감 복귀를 주장한 중진의원과 고성을 내며 다퉜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한 참석자는 “선수와 선후배가 엄연히 있는데 일방적으로 당론이 결정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회동에서는 “다음주에는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누가 국감 들어갈 필요성 못 느끼느냐”며 “알지만 일단 시기나 방식을 지도부에 일임키로 했으면 맡기고 강력한 대오를 유지해 주는 게 맞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새누리 비주류 중진 23명 긴급회동, 지도부에 “국회 정상화 노력해달라”
입력 2016-09-29 18:29 수정 2016-09-29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