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다음 달 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Special Drawing Rights) 기반 통화(바스켓)에 공식 편입되면서 기축통화 지위를 얻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없겠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SDR은 IMF 회원국이 일정 조건에 따라 IMF에서 국제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SDR 편입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안전한 통화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현재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 영국 파운드화가 SDR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약 37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 중 약 25억 달러를 SDR로 보유하고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중은 10.92%로 달러화(41.73%) 유로화(30.93%) 다음으로 크다. 새 통화 편입은 2001년 SDR이 기존 4대 통화 체제로 개편된 이후 15년 만이며, 신흥국 통화가 편입된 것은 위안화가 처음이다. 위안화는 지난해 11월 30일 IMF 집행이사회에서 SDR 편입을 결정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국내 시장지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무역 결제나 채권 발행 등에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러 일변도의 환경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아시아 통화 중 위안화가 엔화와 함께 기축통화 대열에 올라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단기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얻었지만 중국의 더딘 경기회복을 감안할 때 약세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는데 SDR 편입이 마무리됐으니 본격적으로 절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고 전하면서 “위안화가 절하될 경우 중국 내 자본이탈과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어 중국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고, 원화 약세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실제 거래에서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유입 효과는 불확실하다”며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약세 기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위안화 부상, 외환시장 변동성 키울 수도
입력 2016-09-3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