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대우조선의 수조원대 회계사기를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에 대한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최근 대우조선의 외부감사 업무를 맡은 안진의 감사본부 소속 회계사들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안진은 2010년부터 대우조선 회계감사를 담당해오면서 계속해서 ‘적정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우조선 회계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3월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원 가운데 약 2조원을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나눠 반영했어야 한다’며 뒤늦게 정정을 요구해 부실감사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안진을 압수수색해 대우조선 외부감사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안진 소속 회계사들을 상대로 대우조선 회계사기를 눈치 채고도 이를 묵인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에서 상장사의 회계사기를 묵인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는 전문적 영역으로 난이도가 높고 전례도 거의 없다”며 “안진에 대한 수사는 대우조선 사건의 본질적 부분 중 하나이므로 최선을 다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박수환(58·구속기소)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혐의와 관련해 조현준(48) 효성 사장을 최근 소환 조사했다. 조 사장은 2013년 효성가(家) 경영권을 둘러싸고 동생인 조현문(47) 전 효성 부사장과 소송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조 전 부사장 측에서 ‘법률 조력자’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당시 분쟁과정에서 박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의 송사에 개입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국외에 체류 중인 조 전 부사장도 조사하기 위해 최근 변호인과 회사 관계자 등을 통해 귀국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검찰의 소환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대우조선 회계사기 묵인’ 의혹 안진회계법인 수사 본격 착수
입력 2016-09-29 18:51 수정 2016-09-30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