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반기문 출마, 나라 품격 떨어뜨려”

입력 2016-09-29 18:17 수정 2016-09-29 21:44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출마 안 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1946년 유엔총회 결의안은 사무총장 퇴임 직후 어떤 정부 자리도 제안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반 총장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였는데 ‘1년 후는 괜찮지 않느냐’고 정치판을 기웃거린다면…” 하고 말을 줄인 뒤 “박근혜정권이 대선후보 제안하는 거랑 마찬가지이고 어떤 자리보다 정치적인, 웃기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대선 경쟁력에 대해선 “아직 정치 무대에 안 올라 신비감이 있는 것”이라며 “검증 들어가면 여러 문제 나오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제3지대론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추 대표는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제3지대 같은 말”이라며 “정치는 현재 다른 사람이 잘못 알아봐도 내 신념이 옳다면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정치공학적인 것은 싫어한다”고 비판했다.

내년 대선 경선 시기는 탄력적으로 운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만든 당헌을 준수해야 한다”면서도 “(경선 시기는) 대선 주자 의사가 중요하다. 잘 상의해서 경선 시기를 맞출 것”이라고 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들 실력이 엇비슷하다. (경선) 주목도가 낮다면 결선투표로 높일 수 있다. 모든 게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파행에 대해선 여권을 강력히 비판했다. 추 대표는 “지난해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군주가 어리석어 세상이 온통 어지럽다)를 선정했는데, 지금 혼용무도가 극에 달했다”면서 “파행 책임은 총선 전부터 집권당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전부터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이, 최근엔 대통령 비선 문제가 일어났는데 진실이 청와대 담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한 여야 정쟁으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회의장 책임론에 대해선 “정 의장의 발언은 정치적이지도 않다. 정쟁 사안도 아닌데 문제삼지 말라”며 “응석을 부려도 적당히 해야지 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두고는 “외교의 실패는 전쟁”이라며 “‘경제 안보’도 굉장히 중요하다. 중국과 함께 풀어가야 하는데 사드 배치로 등 돌리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