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학교 경영 손 떼라” 유기풍 서강대 총장 사퇴

입력 2016-09-29 17:57

‘남양주 제2캠퍼스’ 건립을 둘러싸고 학교법인 이사회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유기풍(사진) 서강대 총장이 전격 사퇴했다. 그는 이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예수회가 학교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총장은 29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는 목숨을 걸고 단식까지 단행하면서 (남양주 캠퍼스 건립을) 호소한 학생들의 요청도, 총동문회의 요구도 무시하고 있다”며 “신부님들이 세운 서강대가 신부님 손에 망가져가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알리고 대안을 촉구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예수회원의 이사회 구성 비율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학교 경영은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2010년 2월 경기도·남양주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남양주 캠퍼스 건립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산학부총장이던 유 총장은 이 사업을 주도했다. 그러나 학교 이사회는 올 5월과 7월 캠퍼스 건립에 필수적인 절차인 ‘교육부 대학위치 변경 승인신청’ 안건을 부결했다. 예수회가 학교의 재정 상황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먼저 한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남양주 캠퍼스 문제로 혼란이 야기됐는데 (총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소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