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세대주에 무담보로 전세금을 빌려주는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서민대상 전세자금 대출제도를 이용해 78회에 걸쳐 84억여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사기)로 박모(39)씨 등 34명을 구속하고 이모(42)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약 3년간 서울, 대구, 강원 등지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모아 위조된 대출 관련 서류를 은행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84억6000만원의 전세자금을 부당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일당은 국토교통부의 근로자 주택전세자금 대출제도를 악용했다. 주택전세자금 대출은 연소득이 5000만원을 넘지 않고 집이 없는 세대주에게 무담보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들은 설령 원금을 갚지 못해도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원금의 90%를 대위변제해 준다며 임대인들을 안심시켜 범죄에 가담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역광고지 및 인터넷으로 “대출이 되면 30∼40%를 주고 1년간 이자를 대신 내주겠다”며 허위 임차인을 모았다. 경찰은 “현재 검거된 피의자 이외에도 추가로 허위 임대인 및 허위 임차인 147명을 추가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80억대 전세자금 대출사기단 무더기 적발
입력 2016-09-29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