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사진)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29일 새벽 기각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 회장 구속 시 우려됐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 사퇴 등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며 법원의 판단을 반겼다.
롯데그룹은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 직후 “하루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집무실에 출근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정책본부에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롯데그룹은 가장 우려했던 경영권 공백 사태는 피하게 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구속되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을 내놔야 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던 차였다.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 외에 일본 전문경영인들이 장악하고 있어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에 종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룹 내 2인자였던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주요 임원들이 모두 수사선상에 올라 있어 임직원들의 불안감은 한층 컸다.
신 회장은 우선 산적한 현안들을 직접 챙겨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가장 불안한 분들은 롯데 직원, 협력업체, 주주, 고객들”이라며 “이분들의 안정을 위해 경영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검찰 수사로 무산된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로부터 한국 롯데를 분리시키려 했다. “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에 가져다 바친다”는 비판을 불식시킨다는 차원이기도 했다.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 인수 무산 이후 중단된 각 계열사의 대형 인수·합병(M&A)도 다시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각종 비합리적인 관행 등 기업 내 문화를 개선해나가는 작업도 진행된다. 신 회장은 영장 기각 후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며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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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오너 공백’ 최악상황 면한 롯데… 신동빈 “더 좋은 기업 만들 것”
입력 2016-09-29 18:34 수정 2016-09-29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