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이 우즈 꺾고 포효한 바로 그곳, 호수 둘러싼 16번홀 최대 승부처 될듯

입력 2016-09-29 18:42
30일(현지시간)부터 라이더컵이 열리는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골프클럽 1번홀 전경.라이더컵 홈페이지

30일(현지시간)부터 라이더컵이 개최되는 미네소타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7628야드)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낯익은 곳이다. 바로 양용은이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 출신 골퍼 중에서 유일하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당시 1타 차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나선 양용은은 206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세컨드 샷을 홀 3m 지점에 붙인데 이어 과감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양용은에게 헤이즐틴 골프클럽이 좋은 기억이 되겠지만 우즈에겐 악몽의 장소다. 우즈는 양용은뿐 아니라 전성기였던 2002년 이 곳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 리치 빔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이렇듯 헤이즐틴 골프클럽은 수많은 유명 대회를 개최한 명소다. 이 곳은 1962년에 현대 골프코스 설계의 거장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에 의해 디자인되고 개장했다. 이후 US오픈, PGA챔피언십, US시니어오픈, US여자오픈, US아마추어선수권과 라이더컵을 모두 개최하는 단 2개의 골프장 중에 한 곳이 됐다.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길어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주변에 워터 해저드와 총 98개나 되는 벙커가 오밀조밀하게 배치돼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 승부처로 예상되는 곳은 마지막 16∼18번홀이다. 파4인 16번홀은 티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코스 오른쪽에 헤이즐틴 호수가 감싸고 있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보면 마치 호수 위에 그린이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시각적으로 위압감을 준다. 또 드라이브 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 나무가 시야를 가려 두 번째 샷에서 그린 공략이 불가능하다. 호수를 넘겨 좁은 페어웨이에 안착해야만 좋은 점수를 낼 수 있다. 파3 17번홀은 층층그린으로 온그린에 성공해도 파가 쉽지 않다. 18번홀은 티샷과 두번째 샷에서 페어웨이 양쪽에 도열한 벙커가 위협적이다. 오르막으로 체감거리가 더욱 길다. 이밖에 파5의 3번홀은 길이가 무려 633야드나 된다. 코스 중 가장 긴 3번홀은 페어웨이의 경사가 급해 자칫 잘못하면 티샷한 볼이 러프로 흘러들어갈 위험이 있는 곳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