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김신욱 부활… 최근 골 많아 A매치 활약 기대

입력 2016-09-29 20:43
전북 현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가운데)이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팀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북 현대 홈페이지

김신욱(196㎝·93㎏)은 K리그를 대표하는 장신 공격수다. 2009 시즌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그 시즌 7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1 시즌과 2013 시즌 나란히 19골을 몰아쳤다. 지난 시즌엔 1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전북 현대로 이적한 이번 시즌엔 주춤하고 있다. 30라운드까지 25경기에 출장해 3골에 그쳤다.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김신욱이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슈틸리케호’에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신욱은 지난 28일 FC 서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전북의 4대 1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전북이 넣은 모든 골에 관여했다. 전반 21분 곽태휘의 반칙을 이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26분엔 로페즈에게 정확한 헤딩 패스를 해 추가골을 도왔고, 전반 40분엔 레오나르도의 추가골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후반 39분엔 직접 쐐기포를 터뜨렸다.

김신욱은 감독이라며 누구나 탐내는 선수다. 2016 ACL 우승을 노리는 전북은 특급 외국인 공격수들을 영입한 중국 클럽들을 상대하기 김신욱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신욱을 활용하는 데 애를 먹었다. 높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하려다 보면 ‘롱 볼’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축구에서는 더 이상 이런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김신욱은 부진에 빠졌다.

‘김신욱 활용법’을 놓고 고민하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그가 김호곤 감독의 울산 시절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뛰었을 때 좋은 성적을 낸 사실에 주목했다. 타깃맨이 아니라 2선 공격진과 함께 움직인 김신욱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제주와의 리그 31라운드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부활을 알렸다.

김신욱은 서울전을 마친 뒤 “전북은 내가 희생하면 무조건 골이 들어가는 팀”이라며 “레오나르도와 로페즈 등 2선 공격진에 맞춰 주는 연습을 많이 했다. 둘에게 ‘너희가 잘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서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카타르,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 4차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여러 차례 김신욱을 발탁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한국은 중국,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1, 2차전에서 원톱 부재로 고전하며 1승1무에 그쳤다. 최종예선 3, 4차전에서 슈틸리케 감독도 김신욱을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