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먹는다는 ‘쿠마딘’ 뭐길래…

입력 2016-10-01 00:07 수정 2016-10-01 11:17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복용한 약은 세 가지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치료제 아모르 타이로이드, 혈전약 쿠마딘,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항히스타민제 클라리넥스다. 최근에는 폐렴 항생제인 레바퀸까지 복용하고 있다.

클린턴은 이달 들어 24시간 지속되는 미열과 피로, 담·기도 감염 등 폐렴에 수반되는 증상을 보였다. 폐렴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때문에 발병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제각기 다르다. 69세인 클린턴이 폐렴에 걸리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60세 이상의 고령자는 회복이 느리거나 완쾌가 쉽지 않다.

클린턴이 앓고 있는 폐렴은 박테리아성으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클린턴의 주치의인 리사 바댁 박사는 지난 9일 그에게 항생제 레바퀸 10일치를 처방했다. 이 약의 부작용은 어지럼증이다. 클린턴이 9·11테러 추모식에서 거의 쓰러질 뻔한 것도 레바퀸의 영향일 수 있다. 클린턴이 추가 처방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폐렴이 완치되려면 6개월 정도 걸린다.

폐렴을 계기로 불거진 건강이상설로 클린턴을 오랫동안 괴롭힌 혈전 문제도 함께 부각됐다. 클린턴의 몸에서는 1998∼2009년 3개의 혈전이 발견됐다. 혈전은 혈관 안에서 피의 흐름을 막아 뇌졸중,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퍼스트레이디였던 1998년 다리 정맥에서 첫 번째 혈전이 발견됐고, 국무장관이던 2009년에도 다리 정맥에서 또 다른 혈전 치료를 받았다. 2012년에는 뇌혈관의 혈전으로 고생했다.

2012년부터 클린턴은 혈액응고를 막는 쿠마딘을 복용했다. 그런데 쿠마딘은 부작용의 위험이 크다. 쿠마딘은 제약회사인 듀폰사가 비타민K의 혈액응고 기능을 조절하는 ‘와파린’ 성분으로 만든 제품이다. 처음 출시된 1948년에는 쥐에게 내출혈을 일으켜 죽이는 ‘쥐약’으로 쓰일 정도로 강력한 항응고 효과가 있다.

이후 학자들은 쿠마딘을 소량 복용하면 사람의 혈전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위험성은 여전하다. 쿠마딘은 심각한 내출혈을 일으키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피가 잘 멈추지 않는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한 달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해 하루 복용량을 2∼10㎎ 범위에서 조절해야 한다. 최근 프라닥사, 자렐토 등 쿠마딘을 대체할 신약이 개발됐지만 클린턴은 “아직 부작용을 겪은 적이 없다”며 계속 처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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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