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곤 목사님의 살아있는 설교가 그립습니다”

입력 2016-09-29 20:40

“저수지에 담긴 물은 저수지의 것이 아니다. 저수지는 물을 아래로 잘 내려 보내서 농부들이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1978년 열린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 전국간사수련회에서 “신앙교육을 받고 떠나는 대학생들을 보면 정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는 한 간사의 질문에 대한 고 김준곤(1925∼2009) 목사의 답변이다. 29일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CCC본부에서 열린 ‘제7주기 유성 김준곤 목사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한 전남주 간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김 목사님은 소녀가 자라면 처녀가 되고 처녀가 결혼하면 여인이 되지만 그 여인이 예수를 만나면 영원한 소녀가 된다고 하셨다. 우리도 영원한 소년소녀처럼 그리스도의 꿈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신학정보연구원 원장인 김정우 교수는 고인의 생전 설교를 분석한 내용으로 추모강연을 했다(사진). 김 교수는 “목사님의 설교는 독자적인 사색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언어로 나타났고 그림을 보듯 선명했다”고 말했다. 또 “그의 설교 장르 중에서도 스토리텔링의 내러티브 설교가 가장 두드러졌다. 갑자기 성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대화를 하기도 했다”며 “이는 탁월한 관찰력으로 사물과 사람을 그려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추모식에선 유성김준곤목사장학금 전달 및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때 순교한 배형규 순장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