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했던 野, 실력행사 시사

입력 2016-09-28 18:03 수정 2016-09-28 21:17
야권은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철회 번복 소식에 일제히 실력행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장 새누리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의 경우 사회권을 이양받아 국감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거대 야권의 힘싸움 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야권은 28일 오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 발언에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복귀 선언을 환영한다. 국회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생을 돌보는 국감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국민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새누리당 이 대표의 결단으로 (국회가) 정상화됐다”며 “이 대표의 단식 종료도 중요하다. 정 의장의 현명한 화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의 국회 정상화 기대는 반나절도 가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오후 늦게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자 야당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야권 내부에서는 당장 29일부터 새누리당 상임위원장의 사회권을 받아 국감을 진행하자는 강경파와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을 위해 시간을 좀 더 줘야 하다는 온건파의 의견이 엇갈렸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다시 자승자박했다”면서 “일단 이번주까지 기다려보겠다. 다음주에도 정상화가 안 된다면 (실력행사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통화에서 “거대 정당들이 강경 분위기를 좀 다스려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국감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누리당이 당 차원에서 국감을 거부하는 게 명징해지면서 원칙대로 국감을 진행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여러 의원의 의견을 수렴해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새누리당을 강도 높게 성토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대구 중앙로역 지하철 참사 기억공간을 찾은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양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장 때와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가 단식하는 집권여당 태도는 유감스럽다. 대한민국을 한순간에 부끄러운 나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트위터에 “새누리당이 국감 보이콧을 유지하기로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가적 난제를 앞두고 집권당이 취할 태도인가? 하루빨리 본연의 임무로 돌아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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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문동성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