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사참배를 가결했습니다. 금권과 교권에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사회의 비난과 비판을 받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증경 총회장들인 우리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과 교회 앞에 회개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이틀째인 27일 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본당. 68회기 총회장을 지낸 ‘최고참 총회장’ 림인식(92·노량진교회 원로) 목사가 마이크를 잡고 ‘죄책 고백’을 이어갔다. 그의 왼편으로는 박종순 유의웅 김순권 지용수 박위근 김동엽 정영택 채영남 목사 등 20명의 전직 총회장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제101회 총회에 참석한 현역 목사·장로 총대 1400여명이 림 목사의 고백을 묵묵히 경청했다.
전직 총회장을 대표해서 발언한 림 목사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범죄한 것처럼 우리도 범죄했다. 한국교회는 이런 전철을 또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면서 “이제 가나안 복지를 향해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 이 시대 우리의 가나안 복지는 복음적 평화통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 임원은 물론 총대들도 예상하지 못한 전직 총회장들의 ‘깜짝’ 죄책 고백은 총대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림 목사는 본보와 통화에서 “101회기를 맞이한 교단 총회가 200회기를 향해 첫 발을 내딛고, 내년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들의 역할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른발에 깁스를 한 채 등단한 림 목사는 본인이 부상 당한 사연을 ‘간증’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지난주일 은퇴 목사님들 앞에서 설교할 때 ‘남은 인생 동안에 유혹과 악한 것들에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을 전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내가 교회에서 나오다 넘어져 이런 처지가 됐다”고 웃었다. 이어 “하나님께서 남들에게 그런 말하기 전에 ‘너부터 잘하라’고 따끔하게 가르쳐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전직 총회장 21명 깜짝 ‘죄책 고백’… 예장통합 총대 등 참석자 진한 감동
입력 2016-09-28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