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6세 어르신들 “이얍!”

입력 2016-09-29 00:05
평균 나이 76세, 태권도 3, 4단인 ㈔한우리 S·B센터 실버 태권도 문화·공연 시범단원들이 최근 전북 무주읍 국민체육센터에서 태권도 품새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우리 S·B센터 제공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이얍, 으라차!”

평균 나이 76세. 태권도 공인 3∼4단. 머리는 이미 백발이 다 되었지만 지르는 기합소리는 덕유산을 울릴 정도로 우렁차다.

2010년 5월 전국 최초로 할아버지·할머니로 결성된 ‘㈔한우리 S·B센터 실버 태권도 문화·공연 시범단’이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북 무주지역 노인 20여명으로 구성된 실버 태권도 시범단은 개인 건강증진은 물론 지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시범단은 박병호(74) 단장 등 20명의 할아버지·할머니 유단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건강을 다지고 작은 봉사활동을 하자는 마음에 시작했다.

이후 매주 월·수요일 만나 무주읍 국민체육센터에 모여 2시간씩 운동을 해왔다. 4명의 ‘할배’에 16명의 ‘할매’가 한데 모여 같은 동작을 연습했다. 최고령인 임복연 할머니는 81세, 가장 어린 박남이(71) 할머니도 일흔을 넘겼다.

이후 자신이 생기자 공연 시범단을 꾸렸다. 이제 도복을 입고, 검은 띠를 차고, 무대에 오르면 젊은 선수 못지않은 기운이 넘친다. 3단인 박 단장은 송판 13장을 단숨에 깨뜨린다.

이 시범단은 그동안 반딧불 축제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 초청받아 품새와 격파 등의 시범을 선보이는 인기 스타가 됐다. TV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했다. 2014∼2105년에는 국무총리기 태권도 품새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태권도원이 들어선 무주를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7월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아카데미에서도 세계 고수들 앞에서 20여분간 실력을 뽐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뻐근해요. 함께 맞춘 동작을 실수 없이 이뤄내면 그보다 기분 좋은 일이 없죠.”

박 단장은 “건강도 절로 좋아지고 고향 무주도 알리고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그사이 ‘실버 태권도 시범단’이 주축이 된 한우리 S·B센터도 160여명의 대가족으로 커졌다.

이들은 문화공연팀과 사회복지팀으로 나뉘어 노인 건강과 문화·사회복지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다. 문화공연팀은 실버 태권도 시범이 중심이고, 사회복지팀은 주거복지와 주거환경, 농가대민지원, 지역축제 홍보, 농산물 판매 등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한우리 S·B센터는 최근 전북도청으로부터 비영리민간단체로 승인받는 경사를 맞았다.

김용철(45) 센터장은 “앞으로 어르신들의 심신 단련과 건강 증진에 매진하고 태권도는 물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