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10년만에 최악… 건설업계 구조조정 태풍 분다

입력 2016-09-28 17:46 수정 2016-09-28 21:37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저유가로 해외수주 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희망퇴직 방식으로 직원 520명 정도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브라질에서 진행한 대규모 철강플랜트 관련 비용이 증가하는 등 해외사업 악화로 영업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한찬건 사장이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매출은 3조3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833억원 하락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해외와 플랜트 부문 조직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측은 구조조정 시기와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우건설도 11월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박창민 사장 취임 이후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은 예견됐었다. 대우건설은 내부 발전·플랜트 부문 조직을 합병하고 수주가 부진한 해외 쪽 인력을 축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의 경우 최근 주택사업부를 아예 없애고 팀제로 개편했다. 또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플랜트와 발전조직을 통합할 방침이다.

건설업계의 잇따른 구조조정은 해외 수주 부진에 기인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9월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184억 달러다.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당초 건설사는 호황을 맞은 국내 주택 분양에서 번 돈으로 해외 손실분을 막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과열로 국내 시장도 조만간 한계에 이를 수 있어 내부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등도 연말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을 제외한 아프리카 등 신시장 공략에 있어서 건설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금융지원 등이 미비한 상황에서 구조조정만이 답이라는 절실한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