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참가율 소폭 상승… 물류대란 현실화

입력 2016-09-28 18:06 수정 2016-09-29 01:12
연봉성과급제 퇴출 등을 내건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의 파업 이틀째인 28일 노조원들의 파업참가율이 첫날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여객 수송에는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물열차 운행률이 30% 초반대에 그쳐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였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지하철 1∼8호선이 출근시간대 정상 운행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낮 12시 기준 파업 참가율은 31.6%로 전날 같은 시간대(30.8%)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비상수송대책에 따라 필수인원과 파업 불참자, 협력업체 직원, 퇴직자 등 1만2094명이 투입돼 운행률은 파업 전과 같았다. 하지만 일부 노선은 준법운행으로 전동차가 다소 밀리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부산교통공사가 전날 파업 참가자 전원을 직위해제하며 강경대응에 나섰지만 부산 지하철 노조원들은 이날도 낮 12시 기준 출근 대상자 2457명 중 1209명(49.2%)이 파업에 참가했다. 필수유지업무자를 제외한 조합원들은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연 뒤 부산역 광장으로 이동, 제2차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부산 지하철도 출퇴근 시간대 전동차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5분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미남역에서 사직역으로 운행하던 전동차 아래에서 압축공기가 누출, 기화하면서 이를 화재에 따른 연기로 오인한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철도노조도 파업 참가율이 오후 6시 현재 41.0%로 전날에 비해 소폭 올랐다. KTX와 전동열차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정상 운행됐지만 무궁화호는 운행률이 63.1%를 기록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경기지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는 오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철도는 승객 수송에는 큰 차질이 없었지만 화물열차는 운행률이 31.5%까지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에 입주한 물류회사들은 인근 오봉역의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자 급한 화물을 가려내 열차에 싣고, 화물차량을 수배하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다.

의왕ICD에 따르면 전날 철도 수송량은 하루 평균인 132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68.5% 수준인 905TEU에 그쳤다. 의왕ICD 관계자는 “철도파업으로 철도 수송이 막혀 물류 비상사태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며 “의왕ICD 내 곳곳에 미처 수송하지 못한 컨테이너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주산지인 충북 제천·단양 지역에 위치한 4개 시멘트 공장은 철도를 대신할 벌크 차량을 추가로 확보해 육로 수송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파업 전에 미리 사일로에 저장해둔 둔 시멘트는 개천절 연휴가 겹쳐 앞으로 1주일 정도는 버틸 수 있다”며 “철도연대에 이어 화물연대까지 파업에 동참하면 공장 가동 중단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은 일부 의료기관도 공공부문 파업에 가세했지만 필수유지인력이 병원을 지켜 환자들의 진료 불편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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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선임기자, 청주=홍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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