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가 중심으로 에이즈 환자 폭증

입력 2016-09-29 04:00

동성애 확산으로 에이즈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기준 생존 에이즈 감염자가 57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120만명보다는 적지만 미국은 매년 평균 4만명이 새로 감염되는 데 비해 중국은 매년 10만명이 늘고 있다”면서 “조만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에이즈 감염자의 저연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중국 장시성 난창시 질병센터는 지난 8월 말까지 난창시 37개 대학에서의 에이즈 감염자가 135명, 사망자는 7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최근 5년간 이들 대학의 에이즈 발병률은 연평균 43.16%씩 증가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대학생 에이즈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선 곳은 베이징을 비롯한 10개 지역이다. 전년 동기 5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로 증가한 것이다. 2011∼15년 중국의 15∼24세 에이즈 감염자는 연평균 35%씩 증가했고, 이 중 18∼22세 대학생이 65%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의 주요 경로는 성관계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 동성애자 사이의 감염은 2006년 전체 감염자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27%로 높아졌다. 이 중 남학생이 81.6%를 차지한다.

대학 내 에이즈 확산의 원인은 농촌 출신 대학생 대부분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데다 성의식은 상당히 개방됐지만 적절한 성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방도시보는 “남학생 사이의 성행위로 에이즈 감염이 급증하는 이유는 대학 입학 후 입시 스트레스를 푸는 방편으로 동성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동성과의 성행위에 따른 에이즈 감염 위험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보건 당국은 에이즈 증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세계보건기구(WHO) 결핵 및 에이즈 퇴치 친선대사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당국은 에이즈 감염이 유흥업소 종사자나 마약 투약자가 아닌 대학생을 중심으로 폭증하자 각 대학에 감염자를 통보하고 특별히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에이즈 환자를 백안시하는 사회적 인식과 차별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도 늘어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WHO는 감염자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에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촉구하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