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내 대화상대는 원내대표”… 이정현 대표의 사퇴 공격에 맞불

입력 2016-09-28 17:40 수정 2016-09-28 21:40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의 질문에 눈을 감고 있다. 김지훈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내 카운터파트너는 원내대표”라며 단식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대화 상대로 인정치 않겠단 취지로 발언했다.

정 의장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운영에 있어서 저의 카운터파트너는 세 분(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의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정 의장이 사퇴해야 단식을 중단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서자 정 의장이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9일부터 이 대표와 동조 단식을 하기로 결정한 계기가 됐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은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정도의 정치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국회의장이 로봇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을 반박했다. 그는 “국회의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헌법이나 국회법을 어긴 적이 없다”며 “나의 중립성 논란에 대해 (설명하자면) 의장으로서 당연히 중립적으로 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길은 한반도 비핵화”라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한민국이 탈퇴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핵잠수함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주변국과 의논해 가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행사장을 나서며 “나는 유감 표명을 할 내용이 없다. 국회의장으로서 법과 절차에 따라 마땅히 내가 따라야 할 책임을 다했다”고 말했다. 사퇴는 물론 유감 표명도 하지 않을 것임을 못 박은 것이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 이 대표가 의원들에 국정감사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자 환영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외부 일정을 마치고 오후 국회로 돌아오며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잘 결정하셨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국감 복귀 결정을 번복하자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수미트라 마하잔 인도 하원의장 예방을 받던 정 의장을 찾았지만 정 의장은 별다른 말없이 국회접견실을 떠났다. 다만 정 의장이 국회 파행 탓에 출국도 미뤘던 만큼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 포괄적인 유감 표명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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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승혁 문동성 기자 marquez@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