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국회 인근 한 중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온 한 손님이 말했다. 홀에서는 겨우 두 팀만 식사를 하고 있었다. 평소 정치인이나 국회 관계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지배인은 “손님이 어제보다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정부나 기업 관계자 등 외부 인사들이 국회를 많이 찾는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인근 고급 음식점들은 한산했다. 한 한정식집 주인은 “예전에는 점심시간에 14개 방이 거의 차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서너개만 예약됐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구내식당이나 인근 국밥집·백반집은 이전과 별 차이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대부분 국회 내에서나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사를 해결하겠다는 분위기였다. 식사 자리 대화 첫머리는 어김없이 김영란법 얘기였다.
정치권에서는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날 한 야당 초선 의원은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함께하고 1만5000원의 식사비를 참석자 전원이 ‘더치페이’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당분간 모임을 할 때에도 의원실에서 도시락을 시킬 생각”이라며 “아무리 좋은 도시락도 허용가액을 넘어가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인근 일부 음식점들은 벌써부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일식집은 최근 2만9920원짜리 ‘김영란 정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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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고승혁 기자
김영란법 시행 첫날… “의원실서 도시락 시켜 먹겠다”
입력 2016-09-2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