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빅리그 투수 생각보다 강했다”

입력 2016-09-28 19:17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국민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해 아쉬움을 남긴 채 귀국했다(사진).

박병호는 2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에 큰 꿈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올해 경험을 해본 것에 만족한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53개의 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4년 연속 한국프로야구(KBO) 홈런왕에 오른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에 4년 총액 1200만 달러(옵션 포함 5년 최대 18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

출발은 좋았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개막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뒤 주전 지명타자로 빠르게 팀 내 입지를 굳혀갔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큼지막한 홈런포들을 쏘아 올리며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6월 이후에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홈런 개수에 비해 안타 생산력이 떨어졌고, 삼진 개수도 많았다.

박병호는 “전체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생각보다 상대가 강했다”며 “적응하려고 노력했으나 (메이저리그)투수들과 상대하며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투수들의 평균 구속과 공의 움직임이 생소했다”고 자평했다.

결국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하고 지난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31경기에서는 타율 0.224(116타수 26안타) 10홈런 19타점을 작성했다. 이후엔 오른손 부위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박병호는 지난달 25일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아 조금 이른 시기에 시즌을 마쳤다.

그는 “손가락 인대를 잡아주는 연골이 찢어져 움직일 때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수술을 했고, 지금 초기 재활을 마친 상태다”라고 부상 부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적응하는 시기였다. 정확성에 아쉬움이 있지만 힘으로는 붙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12개의 홈런을 쳤다”며 “재활을 하기 위해 한국에 일찍 돌아왔다. 앞으로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박병호는 비시즌 동안 한국에서 훈련하기로 구단과 합의한 상태다. 내년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까지 한국에서 지내며 재활할 예정이다. 이르면 11월부터 타격 연습에 돌입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