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靑수석 전경련에 얘기 미르재단 기부금 기업에 할당”

입력 2016-09-28 00:08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재단법인 미르의 기부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27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폭로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노 의원과의 통화에서 “안 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얘기해 전경련이 일괄적으로 (개별기업에 출연금을) 할당해 (미르재단에 출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청와대 지시가 없었다”는 전경련의 기존 입장과 “정부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은 적이 없다”며 안 수석 개입 의혹을 부인한 황교안 국무총리의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노 의원은 이어 미르재단 관계자들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한 재단 관계자는 “(미르재단의) 이사장, 사무총장, 팀장들까지 전부 다 차은택 단장의 추천으로 들어온 건 맞다”고 했다.

차씨는 CF감독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지냈다. 더민주 손혜원 의원은 차씨가 박근혜정부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영상감독과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전시기획 총괄 등을 역임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사건(미르재단 의혹)은 ‘차은택 게이트’라고 부르고 싶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씨의 외삼촌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K스포츠채단 소속 태권도시범단에 대해 “태권도인 사이에선 그 시범단을 C급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박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할 수 있었느냐. 해외순방 행사 담당업체였던 더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와 문체부 김종 제2차관은 광성고 동창이 아니냐”며 관련성을 추궁했다. 김 차관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한편 재단설립 허가 결재자 중 한 명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던 문체부 하모 과장은 야당 의원의 집중 질의를 받은 후 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에 옮겨지기도 했다. 답변 내내 심한 기침을 했던 하 과장은 국감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문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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