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달러화에 투자해 볼까?

입력 2016-10-05 17:35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달러화가 쌀 때 샀다가 달러화 가치가 오를 때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이 달러화 예금에 몰리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들어 달러화 예금잔액은 지난 1월 37억3100만 달러에서 지난 4일 현재 54억27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6월(44억1500만 달러) 이후 상승세가 가파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5일 “미 금리인상이 미뤄졌지만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며 “달러 강세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달러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예금 금리는 연 1%대 초반이어서 다른 상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달러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환차익을 얻는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 계산으로만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00만원(1000달러)을 투자했다면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를 때 120만원을 얻는 셈이다.

은행의 외화예금은 통상 1000달러를 최소가입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예금자보호법상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적립식 외화예금의 경우 12개월 이상 예치된 금액에 대해서는 0.1%, 24개월 이상 예치된 금액은 0.2% 등의 우대금리를 주는 등 상품에 따른 혜택도 다양하다.

달러화 예금 이외 투자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달러 ELS펀드를 추천했다. S&P500지수와 유로스탁스50지수 등 미국·유럽의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6개월마다 지수의 종가가 각각 최초기준가격의 일정비율 이상이면 연 3∼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9월말 현재 판매액이 4억 달러를 넘었다. 예금과 달리 원금이 보장되지 않지만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률을 높이고 싶은 투자자라면 상품 바구니에 포함시킬 만하다.

다만 환율은 변동성이 큰 지표인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투자자가 당장의 환율 변화에 조급해하기 쉽고, 상품에 가입할 때 환율보다 떨어질 위험도 있다. 달러화를 사거나 팔 때 내는 환전수수료도 상품별로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단기 환차익을 노리기보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달러화가 쌀 때마다 조금씩 투자하는 중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