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기도방 만들어 영적전쟁 벌이는 할머니 이야기

입력 2016-09-28 20:44

이 책은 ‘골방 기도’를 통해 변화된 어느 한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을 전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기도의 전사’ 클라라를 만나면서 변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부동산중개인 엘리자베스는 매물을 보기 위해 노부인 클라라의 집을 방문한다.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던 엘리자베스 눈에 ‘응답받은 기도들’이라고 적힌 액자가 들어온다. 몇 장의 인물사진과 날짜, 사건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다. 클라라는 “내 기억의 벽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걸 다시 보면서 하나님이 변함없이 이끌어주고 계시다는 걸 기억한다. 그러면 용기가 생긴다”고 말한다. 또 커피를 건네며 엘리자베스에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커피를 뜨겁거나 차갑게 마셔요. 미지근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하나님도 그래요.”(83쪽)

기도의 전사로서의 내공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전사들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언제 어디서든 전투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 엘리자베스에게 노골적으로 예수님을 전하는 클라라의 모습에서 기도하는 전사들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를 만난 것처럼 자녀나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관심을 끌어낸다. 그리고 자신의 기도 목록에 그들의 명단을 추가해 기도한다. 클라라는 기도의 전사로서의 사명을 누구보다 잘 실천했다. 무엇보다 엘리자베스에게 골방 ‘워룸(War Room)’을 소개하는 장면에선 잊고 있던 기도의 불씨를 되살리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이곳에서 클라라는 영적 전쟁을 치른다고 한다.

매주일 교회에 나가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한 주를 시작하는 평범한 엘리자베스에게 워룸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공간이다. 뭔가 중요한 게 빠졌음을 직감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에서 적당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보는 듯하다.

그런 엘리자베스에게 클라라는 성경에서 기도문을 찾아 묵상할 것을 권한다. 역대상 29장 말씀을 예로 들며 “무엇을 기도해야할지 생각이 안 나거나 하나님께 감사할 거리가 멀어졌을 때 이 기도문을 외워보라”고 한다. 또 죄를 고백하는 것도 빼놓지 말라고 한다(140쪽).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은 다른 게 아니다.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나님께 더 집중하는 것이다. 그 장소가 골방이든, 예배당이든, 일상의 어느 한 장소이든지 기도하면 아버지께서 응답하신다(마 6:6).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