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고령화가 바꾼 사망 원인 순위

입력 2016-09-28 00:01

한국의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자살(고의적 자해)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전체 인구의 사망 원인 1위는 이번에도 암이었지만, 10∼30대 젊은층에서는 자살(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7만5895명으로 통계 작성(198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보다 8203명(3.1%) 늘어난 것이다. 80세 이상 고령 인구 규모 자체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3월의 이상 한파와 황사 등으로 3∼4월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5.2명으로 2014년보다 22.0%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대 사망 원인 중 폐렴이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5년 10위에서 가파르게 높아진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자의 경우 면역력이 상당히 약해진 상태에서 폐렴균이 들어오는데 그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보니 사망률이 높아진다”면서 “노인 인구 비율 증가로 인한 폐렴 사망률이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렴 순위가 한 단계 높아지면서 2014년 4위였던 자살은 5위로 한 단계 낮아졌다. 자살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는 1만3513명으로 2014년보다 323명 줄었다.

그러나 젊은층에서 자살은 독보적인 사망 원인이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사망자의 41.3%, 30대는 35.5%가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에서도 암에 이어 자살이 가장 많은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고 심장질환 사망자가 뒤를 이었다.

암 사망률은 세부적으로 보면 폐암(10만명당 34.1명), 간암(22.2명), 위암(16.7명), 대장암(16.4명), 췌장암(10.7명) 순으로 나타났다. 30대는 위암, 40∼50대는 간암, 60세 이상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글=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