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춘천 102보충대대가 27일 마지막 입영식을 가졌다. 앞으로 모든 장병은 도내 8개 시·군에 있는 제1야전군 예하 사단으로 직접 입영한다.
27일 오후 전국 유일의 입영부대인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 대강당인 통일관에 ‘충성’이라는 우렁찬 경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짧은 까까머리를 한 1000여명의 장정은 부모님께 경례를 올리며 건강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갈 것을 약속했다.
입영식을 지켜보던 어머니와 여자친구 등은 사랑하는 자식, 남자친구와의 생이별이 못내 아쉬워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묵묵히 아무 말 없던 아버지들도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 오자 상기된 얼굴로 아들을 품에 안으며 건강히 돌아오라고 응원했다.
부산에서 온 윤창훈(21)씨는 “한 달 전에는 군대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싱숭생숭했는데 막상 입영 날이 다가오니 그런 기분이 모두 사라졌다”며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몸 건강히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손자 오영기(21)씨의 입영을 지켜보러 온 오풍권(80)씨는 “이번 입영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 102보충대에 손자를 입영시켜 감회가 남다르다. 손자가 군 생활을 잘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 입영식을 가진 102보충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창설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 65년간 102보충대를 거쳐 간 장정은 260만명에 달한다. 한 해 4만∼5만명이 입영한 셈이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창설한 102보충대는 1953년 8월 춘천 근화동, 1967년 12월 신북읍 율문리를 거쳐 1987년 10월 현 위치로 옮겼다.
강원도 내 사단에 입대하는 모든 장정은 이곳에서 3박4일간의 입대절차를 마쳐야만 신병교육대로 옮길 수 있었다. 모포와 침구 정리, 제식 동작 등을 배우고 전투복을 포함해 20여개의 보급품을 받은 뒤에야 사단별 신병교육대로 이동했다.
앞으로 장정들은 102보충대가 해체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도내 8개 시·군에 있는 제1야전군 예하 사단으로 직접 입영한다. 102보충대대 마지막 대대장인 이시환 중령은 “수많은 사나이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우리 부대가 막상 해체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제1야전군은 신병 직접 입영을 앞두고 입영 장정과 부모·형제 등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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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만 장병 추억’…춘천 102보충대 역사 속으로
입력 2016-09-27 21:38 수정 2016-09-28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