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자회사 임원 40% ‘낙하산’

입력 2016-09-27 18:30

IBK기업은행과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과 자회사 임원은 10명 중 4명꼴로 고위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27일 IBK기업은행 등 27개 금융공공기관의 임원 255명을 분석한 결과 97명이 이른바 관(官)피아, 정(政)피아라 불리는 낙하산이었다고 밝혔다. 97명 중 정부 관료 출신은 44명, 정치권 출신은 53명이었다.

기업은행은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자회사 9곳 임원 45명 중 21명이 낙하산이었다.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이 낙하산의 보금자리가 돼 온 셈이다. 새누리당 대선캠프 출신인 이수룡 감사, 한나라당 대표 특보 및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조용 이사, 뉴라이트 싱크넷 성효용 이사 등이 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자유총연맹 중앙회 방형린 이사가 IBK캐피탈에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이고, 정부과천청사 관리소장을 지낸 이종성씨는 IBK캐피탈 부사장으로 있다. 최초 여성은행장으로 눈길을 끌었던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만료되는데 그 후임자도 ‘낙하산을 타고’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채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관피아는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 년간 쌓이고 지속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여전히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또 은행 등 금융회사 119곳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분석한 결과, 최고경영자의 승계 후보군 확정 절차를 명시한 곳이 하나도 없고, 실제 연임 여부도 경영실적과는 무관했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급작스럽게 후보를 밀어 넣는 낙하산을 막기 위해서는 승계절차 개시와 동시에 후보군을 폐쇄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