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52년간 22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을 끝냈다.
AP통신에 따르면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로드리고 론도뇨 FARC 지도자는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평화협정안에 공식 서명했다. 이들은 스페인어로 “총알은 과거를 기록했다. 교육이 미래다”라고 새겨진 총탄으로 만든 펜을 사용했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했고 서명만 남겨둔 상태였다. 평화협정은 다음 달 2일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전체 유권자 3300만명 중 13%에 해당하는 439만명이 찬성하면 공식적으로 효력이 생긴다.
산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는 우리가 항상 꿈꾼 평화로운 국가로 나가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며 “어떤 장애물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론도뇨 지도자는 “내전으로 고통받은 이들이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무기가 아닌 정치가 콜롬비아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협정에 따라 FARC는 180일 안에 무기를 반납하고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FARC는 정당으로 재출범할 계획이다.
국제사회도 내전 종식을 환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전 국왕,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등 주요 인사가 평화협정 서명식을 지켜봤다. 이들은 콜롬비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옷을 맞춰 입었다. 미국은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3억9000만 달러(약 428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평화협정 서명 직후 국제 테러단체 목록에서 FARC를 제외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콜롬비아, 무기 대신 정치를 택하다
입력 2016-09-27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