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들의 정기총회 장소는 섬김의 공간이기도 하다.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500여명이 회의를 위해 4∼5일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일이 총회 장소를 제공하는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임무다.
26일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2개월여 전에 조직된 총회준비위원회 소속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나흘 동안 이어지는 총회 기간 각각의 봉사 활동을 담당한다. 이들은 교회 출입문부터 주차장, 식당, 총회장 등에까지 교회 곳곳에 배치돼 총대들을 웃음으로 맞이했다. 특히 단풍 문양의 주황색 스카프를 목에 걸고 방문객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총회준비위를 총괄하고 있는 김희경 장로는 “교회로서는 총회 장소를 처음 제공하는 거라 교회 구성원 모두가 기도하면서 준비했다”면서 “총회를 섬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식당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맏언니’ 박순자(70) 권사는 “그동안 전국의 많은 교회들이 세월호 참사로 힘들게 보낸 우리 안산지역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위로해주셨다”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가 정성을 다해 섬길 차례이고, 전국의 총대님들에게 따뜻한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예장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총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충현교회(노태진 목사)는 101회 총회 역사 가운데 여섯 번이나 총회를 개최한 곳이다. 1964년 처음으로 열린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개최하고 1990년부터 13년 연속 기도회를 열어 ‘총회의 영적 미스바’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총회 역사의 굵직한 행사들이 진행된 곳인 만큼 총회기간 섬기고 봉사하는 성도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총회가 열리는 5일간 환경미화, 주차, 식당, 간식, 장비관리, 영상 등 원활한 총회진행을 위해 수고하는 봉사자는 300여명. 각 부서별로 총회가 개회되기 1개월 전부터 모임을 가지며 기도로 총회를 준비해 왔다. 간식과 차(茶) 봉사를 맡은 김영은(60) 권사는 “12년 만에 충현교회에서 열린 총회를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며 “봉사자 중에는 직장에 휴가를 내고 수고하는 성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김 권사는 “교회 주변 자영업자들로부터 총회기간이 깜작 대목이 된다는 얘길 들었는데 이번 총회가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영적 복음화에도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가장 먼저 예배당에 도착해 불을 켜고 가장 늦게 예배당을 나서며 불을 끈다”는 김평호(59) 집사는 “환경미화를 맡아 총회장 곳곳을 정리하는데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피곤치 않다”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박재찬기자, 최기영 기자 jeep@kmib.co.kr
“교단 총회 섬기는 것만으로도 영광”
입력 2016-09-27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