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늘과 땅의 주

입력 2016-09-27 18:37

오늘 본문은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레위지파 게르솜 가문의 사람으로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성전 합창단 악장이었던 아삽의 시 한 구절을 되새겨 봅니다. “볼지어다 이들은 악인들이라도 항상 평안하고 재물은 더욱 불어나도다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시 73:12∼13)

28절로 이루어진 시편 73편은 ‘악인은 형통과 평안과 번성을 누리는 데 의인은 왜 고난을 받는가’에 대한 갈등을 전하며 신앙을 포기할 뻔한 믿음의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 악인들의 종말을 깨닫고 하나님의 선하심과 공의로운 심판을 내다보며 하늘과 땅에서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하늘에도 땅에도 주님 밖에 없다는 아삽의 노래는 물질이 우상시 되고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사색을 하게 합니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의 조화로 이뤄낸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에 하나님의 은총을 찬송한 가을동요 한 곡을 소개합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 하누나. 가을이라 가을바람 다시 불어오니/밭에 익은 곡식들은 금빛 같구나/추운 겨울 지날 적에 우리 먹이려고/하나님이 내려주신 생명의 양식.”

가을 동요로 애창되는 이 노래는 1931년에 어린이 찬송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찬송의 작시자는 백남석 교수로 그는 맹인 점쟁이 백사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백사겸(1860∼1940)은 당대 유명한 점쟁이었습니다. 예수교 매서인 김제옥이란 여인이 20년 가까이 성업 중이던 그를 전도했습니다. 이후 백사겸과 온 가족이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어 날마다 아내와 아들 남석이로 하여금 성경을 읽어 달라고 했고 그는 성경을 듣는 대로 외우고 전해 ‘걸어 다니는 복음서’ ‘조선의 삭개오’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백사겸은 아들 남석을 한영서원에 보냈고 졸업 후 한영서원의 설립자 윤치호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연희전문학교 교수가 되어 독립운동과 주일학교 운동에 깊이 관여하면서 많은 사역을 펼쳤습니다.

어린이 찬송 ‘가을’은 현제명 박사가 어린이 찬송가를 편집할 때 선배인 백 교수에게 가사를 부탁해 작곡한 노래입니다. 이렇게 은혜로운 가을 찬송이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다수의 기독교인들에게도 동요로만 불려지고 있는 이유는 국정교과서에 실리면서 2절의 가사를 바꿨기 때문입니다. 2절 끝 소절 ‘하나님이 내려 주신 생명의 양식’을 ‘대자연이 내려주신 생명의 양식’으로 개사한 것입니다.

대자연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만이 유일한 공급자시고 생명의 주인이십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 찬송에 어린이 찬송작가 오소운 목사님이 3·4절을 첨가해 인생 사계절을 노래한 것을 소개합니다.

“인생 사철 가을바람 이제 불어오니/검은 머리 백발 되어 은빛 같구나/맺은 열매 알이 차게 곱게 여물어서/하나님께 바치는 날 다가 오누나. 성도들아 예비하라 인생 사시절에/씨 뿌리고 잘 가꾸어 열매를 맺자/우리 모두 알곡 되어 추수 천사 올 때/할렐루야 찬양하며 천국 가 살자.” 우리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창조주 하나님만 바라며 노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목 목사 (경남 산청 송계교회)

◇약력=△1950년 경남 출생 △장로회신학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