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016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첫 파업을 시작한 지난 7월 19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 26일까지 생산 차질로 발생한 손실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사가 타협접을 찾지 못할 경우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노조가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 막대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오늘까지 20차례 파업을 강행해 정식근무 외에 특근까지 고려하면 11만4000여대, 2조5000여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5차례 부분파업이 벌어진 7월 1만8000여대, 4000여억원이었던 월별 생산 차질 규모는 8월 들어 9차례 부분파업으로 5만2000여대, 1조1000여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달에는 5차례 부분파업과 이날 1차례 전면파업으로 4만2000여대, 90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현대차는 파악하고 있다. 부분파업은 주야간을 합쳐 4∼12시간 업무를 중단하는 방식이었다. 현대차는 전면파업이 계속될 경우 지난 두 달간의 생산차질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차 노조가 월말까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누적 생산차질 9만8000여대, 수출 차질 13억 달러(약 1조4400억원)로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파업 때 최대 누적 생산차질은 2006년 8만50000여대였다. 산업부 집계 수치는 정식 근무시간 생산량만 따진 것이어서 현대차 집계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산업부는 주형환 장관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등으로 한국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핵 실험 등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 현대차 파업은 수출회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어려운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장관은 “노측은 빠른 시간 내에 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회사 측도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 측은 “회사와 노조 집행부가 상당한 고민과 협의 끝에 기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노조 내부 이견으로 교섭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조속히 정상 산업활동을 재개해 위기를 이겨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현대차 협력업체와 지역 상인 등은 지역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사장 김모(58)씨는 “가뜩이나 힘든데 현대차가 전면파업을 한다니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전에는 회식이나 각종 모임으로 식당이 붐볐다”며 “하루 빨리 원만한 타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민단체들은 “국내 최고 임금을 받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자신들만 잘살자는 행태”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창욱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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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두 달간 20차례 파업… 손실 2조5000억원 추산
입력 2016-09-27 00:03 수정 2016-09-2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