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안 대치 정국에서 정세균(사진) 국회의장의 “맨입으로 안 되는 거지” 발언이 돌발변수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은 26일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정 의장 사퇴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정현 대표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야당은 정 의장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이 적법했다며 엄호에 나섰다.
여당은 ‘거야(巨野)의 발목잡기’를, 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포기’를 각각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 여론이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여야 정면충돌의 승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내년 대선까지를 염두에 둔 정치권의 기싸움에 민생을 다룰 20대 첫 국정감사는 파행 속에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에 맹공을 퍼붓자 정 의장을 정조준하며 정국 전환에 주력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되던 지난 24일 0시 무렵 정 의장이 의장석에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나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그래서 그냥 맨입으로…그래서 그냥은 안 되는 거지”라고 말한 영상회의록이 공개되자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요구했던 세월호특조위 기한 연장과 어버이연합 청문회 개최 요구 중 새누리당이 아무것도 합의해주지 않자 정 의장이 자신이 속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야합해 해임건의안을 날치기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을 의원으로 지칭하며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오늘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는 “저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기존 최고 당무기구인 최고위원회를 정 의장 사퇴를 위한 비상대책위로 전환시켰다. 또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 의장은 국회 중립자로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고 국회의장을 향해 무기한 단식이라니 코미디”라며 이 대표를 비난했다.
정 의장은 문제의 발언과 관련해 “표결까지는 안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잘 안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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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해 강준구 기자 justice@kmib.co.kr
‘국회의장 중립’ 싸고 정국 혼돈
입력 2016-09-27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