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장관 해임건의안이 결의됐지만, 청와대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법률상 장관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이날 국감 내내 ‘투명인간’이었다. 오전 10시 이준원 차관 등 농식품부 간부들과 함께 입장한 김 장관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증인석에 준비된 장관 자리에 앉았다. 김 장관이 국감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수십명의 취재진은 김 장관을 연신 찍어댔다. 국감 예정 시각보다 10분가량 늦은 10시8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이 입장했다. 국감 보이콧을 한 새누리당 의원들 자리는 카메라 기자들 짐 놓는 자리로 전락했다.
국감 시작과 함께 김 장관은 집중포화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김 장관은 부동산투기 의혹, 황제전세 논란, 모친 차상위 의료수급 등 온갖 문제점이 불거졌음에도 반성과 성찰은커녕 이를 모두 부인하고 SNS를 통해 자신이 ‘지방대 흙수저’라는 황당한 피해자 연출을 보였다”며 “장관직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장관 해임건의안이 결의된 상황에서 증인 대표선서를 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지만 법률적으로 아직 장관직을 수행하는 만큼 선서는 장관이 대표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약 30초간 증인선서를 했지만 이후로는 한마디도 말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이 차관에게 질의를 하면서 장관에게 답변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국감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연필로 메모를 할 뿐이었다.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김 장관에게 “도덕적 권위가 훼손된 장관이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 농업 현안을 성실히 해결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해수위 국감에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은 처음이고, 장관이 한마디도 못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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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장관’ 김재수… 농해수위 국감서 차관에 질의
입력 2016-09-27 00:03 수정 2016-09-27 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