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에게 다양한 행복을 주고 있다. 해방 이후는 산림 녹화시대였다면, 지금은 산림을 통해 복지혜택을 누리는 산림복지시대이다.
숲은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에게 생애 주기별로 행복을 안겨 주고 있다. 산림청은 숲을 활용한 산림복지정책을 통해 국민복지를 창조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8월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을 개원했다. 진흥원의 개원은 본격적인 산림복지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다양하고 체계적인 맞춤형 산림복지 진흥을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 삶의 질 향상, 더 큰 행복을 생산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2013년부터 숲 태교에서 수목장림까지 생애주기 별로 산림복지서비스 계획을 마련, 2017년까지 5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숲을 통해 질 높은 국민행복을 창출하기 위해서이다.
산림청 산림이용국 박종호 국장은 “지금은 산을 통해 행복을 찾는 바야흐로 산림복지시대이다”며 “소득과 여가시간 증가로 숲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목장과 트레킹, 산림치유, 산림교육 등과 같이 숲을 이용하는 목적도 다양해져 세대별, 계층별로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복지의 첫 단계는 숲 태교이다. 산림청은 상·하반기 1년에 두 차례 숲 태교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 540여명이 숲 태교에 참가했으나 올해에는 3배 가량인 1500여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임신 16∼36주 임신부와 임신부부가 참가한다. 숲 태교는 참가비가 없다. 숲 태교는 산음·장성·청태산·잣향기 등 국·공립 치유의 숲 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숲 태교 프로그램은 태담, 명상, 맨발 걷기, 아로마 마사지, 꽃 편지 쓰기, 나무 모빌 만들기, 자연물 찾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구성됐다. 숲 태교의 효과는 임신부의 무력감이나 불안감을 완화해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의 농도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이다.
두 번째 단계는 만 6세까지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산림복지로 다양한 유아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입식 교육에서 자기 참여, 주도형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짐으로써 자연 중심의 유아 숲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유아숲체험원, 도시숲, 산림공원 등 141곳에서 실시되고 있다. 현재 20여개의 유아숲체험원을 2017년까지 51개, 300여명의 유아숲지도사를 1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참가자는 100만여명이다.
18세까지 청소년 대상 산림복지는 산림교육이다. 청소년 숲속 캠프, 방과 후 숲교실, 숲사랑 소년단을 운영하고 있다. 학업스트레스, 운동부족, 인터넷 중독, 학교 폭력 등 청소년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산림교육이 효과가 입증되면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대상 숲체험 프로그램은 사회성 향상과 우울증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개 뿐인 산림교육센터를 2017년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청년기 산림복지의 수요가 늘고 있다. 숲길달리기, 산악스키,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등 산악레포츠가 청년기 산림복지 대상이다. 임도를 이용한 산악레포츠 활성화를 위해 전국 단위로 다양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442㎞인 산림레포츠형 테마임도를 2020년까지 1000여㎞로 늘릴 계획이다.
중·장년기 산림복지를 위해 산림휴양공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역여건과 숲체험 패턴을 고려, 지리산 한지체험과 대관령 숯가마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할 방침이다. 산림휴양시설 외연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모색하고 있다. 165개인 자연휴양림을 내년까지 180개로, 180여개인 산림욕장을 233개로 늘린다는 방안이다.
노년기 산림복지는 산림치유이다. 최근 여러 케이블방송들이 숲 속에서 불치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치료했다는 방송이 나가는 등 숲이 치유의 공간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연령 별, 치유목적 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할 계획이다. 35개인 국·공립 치유의 숲도 올해 안으로 41개로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치유의 숲 인증제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숲은 풍부한 웰빙(Well-being)의 터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해서는 웰다잉(Well-dying) 방안의 하나인 자연친화적 수목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수목장은 숲이 제공하는 행복, 산림복지의 마지막 단계이다.
산림청은 수목장에 대한 국민적 선호도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2017년까지 전국에 권역별로 수목장림 5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조성된 경기도 양평군 하늘숲추모원 포함이다. 앞으로 조성될 수목장림은 지역 특색에 따라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 묘지로 인한 산림 잠식을 방지하고, 숲이 선물하는 마지막 복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수목장림 확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 "단순 휴양 개념 넘어 치유까지 범위 확대"
"산림은 이제 단순한 휴양의 개념을 넘어 산림치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김용하(사진) 산림청 차장은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산림복지의 범위가 날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차장과의 1문 1답.
-자연휴양림이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자연휴양림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부족현상을 빚고 있어 앞으로 국가나 지차체는 물론이고 민간 부분의 휴양림시설도 적극 장려하는 등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며 "단순한 숙박시설 위주를 벗어나 야영과 산악레포츠, 다양한 산림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삶의 질과 건강 증진을 위한 산림청 정책은.
"숲이 가지고 있는 치유인자를 활용,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의 일환으로 산림치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치유는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 효과가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해 심신치유에 활용하는 것이다. 단기 산림치유 프로그램인 '치유의 숲'과 중·장기 산림치유시설인 산림치유원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과 관련,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인가.
"2014년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때부터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로체험 장소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산림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자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됨에 따라 전국 3200여개 중학교 중 10% 가량인 300여개 학교가 산림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성화할 방침이다."
-수목장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납골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장 중 수목장림에 대한 선호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수목장림은 자연의 수목을 그대로 활용, 산림훼손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여가활동과 병행이 가능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국립수목장림인 양평 하늘숲추모원이 대표적 새 문화공간이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요람서 무덤까지… 산림복지 시대
입력 2016-09-27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