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짜리 딸이 계산기를 두드려보더니 ‘아빠, 30년이면 1만950일이야’라고 하더라고요. 1만 일을 넘기니까 이제야 노래가 뭔지, 사람 사이의 관계가 뭔지 알 것 같네요.”
1986년 밴드 ‘부활’의 보컬로 데뷔한 가수 이승철(50·사진)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내 더줌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0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가수 인생 30년을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격변에 격변을 거듭하고도 아직까지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행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연예인으로, 공인으로 사는 게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또 “그동안은 음악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무대에서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승철은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마지막 콘서트’ ‘소녀시대’ ‘희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지만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매년 상반기, 하반기 3개월씩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지난 5월 21일부터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전국 투어 ‘무궁화삼천리 모두 모여랏!’으로 대전 전주 구미 원주 인천 서울 경산 창원 등에서 팬들과 만났다.
그는 “그동안 많은 분이 저를 보러 와 주셨는데, 이제는 제가 찾아가고 싶다”며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어떤 공연장에서든 찾아가는 콘서트를 하는 게 제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한숨 고른 전국 투어는 다음 달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다시 시작돼 11월 26일 일산까지 이어진다.
지난 7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이승철 30주년 기념 콘서트-무궁화 삼천리’ 실황 DVD도 조만간 발매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데뷔 1만일 넘기니까 노래가 뭔지 알겠어요”… 가수 이승철, 데뷔 30년 회견
입력 2016-09-26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