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로·삼일로, 역사·문화 공간 탈바꿈

입력 2016-09-26 21:23

서울 도심에서 공간적으로 단절되고 낙후된 창덕궁 앞 돈화문로와 삼일대로 일대가 역사와 인문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되살아난다.

서울시는 400여년에 걸쳐 서울의 다양한 역사가 압축돼 있는 율곡로∼삼일대로∼종로∼서순라길에 2018년까지 ‘역사인문재생’을 추진하는 내용의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우선 조선시대 전국 도로망의 기점이었던 돈화문로는 ‘왕이 백성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시민이 함께 궁궐로 가는 길’로 변신한다. 돈화문로는 임금이 궁을 나와 행차할 때 백성과 소통하는 장소였다. 현재의 차 중심도로를 걷고 싶은 보행중심도로로 바꾸고 돈화문로에서 창덕궁으로 경관축을 개선하기 위해 가로수 정비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창덕궁 전면에는 돈화문국악당에 이어 민요박물관과 한복체험관 등을 조성하고 역사문화체험도 활성화한다.

삼일대로는 3·1운동을 기념하는 대표공간으로 조성한다. 먼저 3·1운동 거점이었던 탑골공원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원형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독립선언문이 기록된 장소인 천도교 중앙대교당 수운회관 등 역사가 깃든 주요장소에 빠짐없이 표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에 이 사업들을 가시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익선동과 낙원상가 일대는 저자로 나온 궁중문화가 시민의 삶 속에서 이어지도록 의식주락(衣食住樂) 신흥문화를 재창조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 지역은 일제에 의해 조선왕조의 궁궐이 해체되면서 당시 궁궐 기녀들이 저자로 나와 궁중요리, 한복, 음악 등 다양한 궁중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알린 대중문화의 중심지였다. 낙원상가 하부와 연결되는 돈화문로 11길은 자유롭게 버스킹(거리공연)이 열리는 대표적 음악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서순라길은 현재 종묘 주변에 형성된 귀금속타운의 잠재력과 청년 공예인들의 창의성을 결합해 찾아가고 싶은 공예창작거리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순라길변에 있는 한옥들의 개보수와 신축을 지원하고 도로포장을 개선해 ‘한옥공방특화길’을 만들 계획이다.

글=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