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하늘에서… 中·러, 항공무기 개발 추격전

입력 2016-09-26 18:18
중국 스텔스 전투기 젠-31
러시아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35
중국과 러시아가 공군력 증강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두 열강의 무서운 추격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과 유럽도 전력 보강에 나서 글로벌 군비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첫 자체개발 스텔스 전투기 ‘T-50’을 2018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사이의 4.5세대인 ‘수호이-35’와 전폭기 ‘수호이-34’는 시리아에 배치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시리아에서 보인 모습이 여러 나라에 강한 인상을 남겨 수출도 잘된다.

러시아산 수입에 의존하던 중국도 자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의 대항마로 개발한 ‘젠(殲)-20’과 ‘젠-31’이 그것이다. 미 국방부는 중국 국방전력 평가보고서에서 “중국 공군이 서방과의 전력 차를 전방위에 걸쳐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디플로매트에 따르면 중국은 젠-20·31의 엔진 성능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수호이-35를 구매키로 했다. 최첨단 엔진이 장착된 수호이-35를 분해한 뒤 재조립하면서 엔진 개량의 해법을 찾을 방침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공 무기도 고도화하고 있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최근 중국이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훙치(紅旗)-16’보다 사거리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개량 모델을 일선 부대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크림반도에 지대공미사일 ‘S-400’을 배치했다. 사거리 400㎞에 전투기와 전술항공기,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무기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 데이비드 골드파인 미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 6월 인준되기 전 의회에서 “미 공군의 가장 큰 도전은 선진 군사력을 갖춘 경쟁국의 부상”이라고 말했다. 바로 두 달 뒤 F-35가 실전배치됐다. 의회에선 ‘전투기계의 페라리’로 불리는 F-22의 생산을 재개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해군은 다목적 전투기 ‘FA-18’을 대체할 기종을 찾고 있다.

유럽도 새 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독일은 37년 된 ‘토네이도’를 새 기종으로 대체하고, 프랑스는 ‘라팔’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영국은 F-35 구매와 자체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