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제3의 단체가 출현하기 전에 통합논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한기총 대표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숭실대 이사장 등을 지낸 박종순(76) 서울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로 추앙받는 지도자다.
은퇴 후에도 후진 양성을 위해 한국교회지도자센터를 운영하는 박 목사를 25일 만나 한국교회 연합과 관련된 생각을 들어봤다.
박 목사는 “통합 논의와 관련해 ‘이단 때문에 통합을 못 한다’ ‘어떤 이유 때문에 통합을 못한다’는 말이 있던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옳은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론 모두 틀린 이야기”라면서 “통합논의의 진정성이 있다면 떳떳하게 나서면 된다. 통합을 하기 싫어서 ‘누구 때문에 통합을 못 한다’는 말이 나와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지도자들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기보다 연합기관이 하나님의 것, 교인들의 것이라는 공공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하나가 되라’는 에베소서 말씀 앞에 한기총과 한교연이 뭐가 대단하다고 대화도 안하고 남남이 되어야 하는지 아쉬움이 크다”면서 “두 기구가 통합 논의를 계속 미루다보면 차선책으로 제3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논의를 미룰수록 출구를 찾고자 하는 요구가 강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제로 호주교회는 교단통합을 하면서 유나이팅처치(Uniting church)가 됐는데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그룹 때문에 3개로 나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또 “한기총은 교단연합체이기 때문에 이단 지정·해제 권한이 없으며 이 권한이 회원 교단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목사는 “교회를 향한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안티 기독교세력과 이단의 공격이 매섭다”며 “게다가 젊은이마저 교회를 등지고 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을 매끄럽게 마무리 지어야 한국교회의 위상이 올라간다”면서 “하나 된 기구로 이단, 동성애, 목회자 수급문제 등을 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기총·한교연, 통합논의 미루면 제3의 단체 출현 목소리 나올 것”
입력 2016-09-26 20:25 수정 2016-09-26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