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던 이광종(사진)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6일 5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그는 지난해 1월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감독직을 내려놨다. 다시 지휘봉 잡을 날을 기다렸으나 결국 병세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김포에서 나고 자란 이 감독은 김포 통진고등학교와 중앙대를 거쳐 1988년 유공 코끼리 축구단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은퇴한 뒤 2002년 15세 이하(U-15)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 감독은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3년 U-20 월드컵 8강 등 성적을 일궈내며 ‘연령별 대표팀의 1인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도력을 인정받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다. ‘무실점 전승 우승’이라는 대업과 함께 한국 남자축구를 28년 만에 금메달로 이끌며 지도자 인생의 꽃을 피웠다.
이 감독의 축구는 ‘실리주의’나 ‘현실주의’로 불렸다. 선수의 이름값이나 모양새를 떠나 실력과 성과를 중심으로 선수를 발탁했다.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도 좋은 성적을 냈다. 개인 면담을 통해 선수들과 속 얘기를 나누며 사제 간의 신뢰를 쌓았고, 응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울리 슈틸리케(62) 국가대표팀 감독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한축구협회를 위해서 헌신을 하면서 일하셨던 귀중한 분을 보내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연령별 대표팀 1인자’ 이광종 감독 별세
입력 2016-09-26 19:43